6개월차 개발자, 내가 싸우고 있는 것들
개발자로 일하면서, 처음 겪어보는 어려움이 여러 개 있다. 이번달 초, 회사에서 워크샵을 다녀왔다. 개발팀에서는 각자 자신이 관심 있거나 공유하고 싶은 것을 5분간 자유롭게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여러가지 고민 끝에 (부끄럽지만) 6개월 동안 느꼈던 어려움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싶기도 했고, 이미 경험을 해본 사람에게는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듣고 싶었다.
외로움 🖥🤐
처음 개발자로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고 그래도 가장 빨리 극복한 건 외로움이었다.
지금까지 가졌던 여러 직업들은 모두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많았다. 하루에도 몇 개씩 회의가 이어지고, 여러 가지 일로 수많은 사람들과 수십 통의 전화와 이메일을 주고 받아야 했다.
그런데 개발자로 일하면서는 사람과 일한다는 느낌보다는 '컴퓨터' 혹은 '코드'와 일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오로지 컴퓨터와 나만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다.
지금 회사에서는 개발팀과 사업팀이 사무실을 나눠서 쓰고 있는데, 두 사무실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사업팀은 노래를 틀어놓거나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인 반면, 개발팀은 각자가 이어폰을 꽂고 있고 이야기를 나눌 때도 귓속말 수준으로 조곤조곤 대화를 나눈다. 점심을 따로 먹으면 출근할 때부터 퇴근할 때까지 한 마디도 하지 않을 수도 있을 정도다.
개발자로 일을 시작하고 한두 달 정도는 정말 심각하게 외롭고 힘들었다. 이 직무가 맞지 않는 건 아닐까 고민할 정도였다. 그래도 지금은 꽤나 적응을 했다. 그리고 내가 제대로 느끼지 못해서 그렇지, 팀원들로부터 받는 도움과 지지가 정말 많다. 외로움은 꽤 잘 적응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사내 스터디를 하면서 크게 도움을 받아 나가고 있다.
복잡함 🌀🤹♀️🌀
비즈니스적인 문제를 기술적으로 다시 정의하고 해결해나가는 일이 어려웠다. 조금만 여러 가지 요청이 많아져도 문제 자체를 파악하는 일조차 버거웠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서 더 그렇다.
요즘은 아래와 같은 방법을 통해서 복잡도를 줄이려고 노력한다.
- 인터뷰 잘 하기 => 원하는 것 / (기간 내) 가능한 것 등을 잘 파악
- 관련이 있는 것들은 한 쪽에 몰아 놓는 등 (ex. React의 상태) 좋은 설계를 끊임 없이 고민하기
그리고, 복잡할 수밖에 없는 문제는 그런 문제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은 총알은 없다'라는 말이 있듯,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은 없을 것이다.
내가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 😱
1인분어치를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힘들었다. 아무도 내게 뭐라 하는 사람은 없지만, 나는 내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프로그래밍이라는 분야는 성장곡선을 봤을 때 계단형으로 올라가는 것 같다. 많은 분야가 그렇겠지만, 개발은 특히 더 그렇다. 어떤 개념 혹은 지식을 접할 때는 도저히 나아지는 것처럼 보이지가 않는다. 그래서 나도 더 자신감을 가지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마음을 편히 가지고, 조만간 더 나은 레벨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조금씩 나아간다. 다행히 회사가 내 성장을 기다려주고 도와준다.
내년에는 "1년차 개발자, 내가 싸워서 이긴 것들"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보고 싶다.